1. 정의

골다공증은 골밀도 감소로 인하여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1차성(원발성, primary) 및 2차성(속발성, secondary) 골다공증으로 나누어지며, 1차성(원발성) 골다공증은 폐경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I형과 남녀 모두에게 연령 증가로 발생하는 II형으로 구분됩니다.
2차성(속발성) 골다공증은 약물 투여, 갑상선기능항진증, 쿠싱증후군 등 특별한 질환의 결과로 발생하는 골다공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차성(속발성) 골다공증의 빈도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상태이므로, 외국의 보고를 보면 폐경기 여성 골다공증의 10% 이상이 2차적 원인을 갖는 골다공증이며, 남성 골다공증의 경우 2차성 골다공증이 30~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 원인,병태 생리

골다공증은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주요인자로는 크게 성인에서 최대 골량이 낮은 경우와 골소실의 증가이고 이들은 내분비 대사질환, 위장장애, 약물투여, 만성질환 및 악성종양 등 여러 위험인자에 의한 영향을 받습니다. 일생동안 뼈는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는데, 골흡수(일종의 오래된 뼈세포가 없어지는 과정)와 골형성(새로운 뼈세포가 생기는 과정)을 반복하는 골재형성(Bone Remodeling)이 골다공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골량이 차차 증가하여 35세 전후에 최대 골량이 된 이후 골재형성 과정에서 부적절한 골형성으로 인해 골밀도 감소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즉,

• 골흡수가 골형성보다 증가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 골 흡수 후에 다시 골 형성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며,
• 에스트로겐 부족,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시에는 파골세포(골흡수에 관여하는 뼈에 존재하는 세포)가 자극되어 골흡수 깊이가 증가되고,
• 스테로이드 사용 시에는 조골세포(골형성에 관여하는 뼈에 존재하는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골소실이 오게 됩니다.

표. 속발성골다공증의 원인

3. 치료

성선기능저하증
남성에게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수치와 골밀도 사이에는 의미있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 호르몬은 남, 여 모두에게 정상 골량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고,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 에 존재하는 이 호르몬에 대한 특이 수용체를 통하여 인터루킨-6이라는 물 생성을 억제 시킵니다.
성선기능저하증은 남성골다공증의 5~33%를 차지하며, 성선 자체의 기능이상으로 인한 1차성(원발성) 성선기능저하증과 성선을 자극하는 호르몬 부족에 의한 2차성 성선기능저하증 모두 골다공증의 원인이 됩니다. 성선기능저하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2~3주마다 테스토스테론 제제를 근육주사하면 골밀도 증가가 몇개월에 걸쳐 나타나며, 이외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용, 경구용 등이 있으나 좀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성선의 기능이 정상인 골다공증 환자에서 남성호르몬 투여의 효과는 아직 만족할 만한 자료결과가 없으므로 권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남성호르몬 치료의 주된 부작용은 전립선 비대증이고, 전립선암이 있는 경우는 절대 금기이므로 치료시작 전에 반드시 전립선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호르몬은 골재형성을 시킴으로써, 골흡수 후 골형성이 되기 전까지의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공간인 재형성 공간이 계속적으로 증가되어 골밀도가 감소하게 됩니다. 골흡수가 증가되면 소변으로 칼슘의 배설이 증가하고, 골전환(골흡수와 골형성의 과정)을 반영하는 지표들의 증가가 올 수 있습니다. 또 약간의 고칼슘혈증(주: 혈액 속에 칼슘치가 증가하는 것)이 발생하여 부갑상선호르몬을 억제시키고 혈중 비타민 D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50세 이상의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은 골량이 정상인보다 낮으며, 성인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의 요추골밀도가 정상군보다 12.6%가 더 낮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의 회복 후 뼈 상태의 회복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젊은 환자군에서는 골량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일반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 후에는 골량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합니다.

부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내의 상하좌우 4부위에 존재하는 부갑상선은 부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여 체내의 칼슘, 인 등 무기질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입니다. 골다공증 환자의 액내 부갑상선 호르몬수치는 보고자마다 다르지만, 연령증가에 따른 수치 증가가 있고, 신장에서 비타민 D의 합성이 감소되어 생기는 2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한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에 칼슘이 부족하게 되면 이 부족을 보충하기 위하여 뼈 속의 칼슘을 혈액 내로 빼내는 기능을 하는 부갑상선호르몬이 증가하므로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1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은 부갑상선 자체의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부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칼슘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2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에는 칼슘보충 등이 필요하지만, 1차성 부갑상선항진증의 경우는 고칼슘혈증, 고칼슘뇨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칼슘을 무조건 투여하는 경우 오히려 신장의 손상, 요로결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골다공증이 있다고 무조건 칼슘을 복용해서는 안됩니다.
1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은 전반적인 골밀도 감소, 골흡수의 증가, 뼈에 낭종의 형성이 생기는 것이 뼈에 미치는 특징적 소견입니다.

스테로이드
류마티스관절염, 만성 폐질환 및 장기이식 시 스테로이드 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치료시 주된 부작용 중의 하나가 골소실입니다. 골소실의 기전은 장에서의 칼슘흡수 장애 및 소변으로의 칼슘 배설이 증가 되어 전체적인 칼슘 손실로 인한 2차적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의 발생으로 골재형성이 증가되어 골소실을 초래하고, 직접적으로 조골세포를 억제하여 골형성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 처음 6개월간에 골소실이 가장 빠르고 이후는 둔화되지만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스테로이드는 뼈에서 성장인자를 억제시켜 골형성을 억제시키며,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시켜 성호르몬 생산도 감소시킵니다.
예방 및 치료법은 가능한 한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이는 것이며, 칼슘 섭취를 증가시키고 증가된 부갑상선 기능을 억제하기 위해 비타민 D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스테로이드 제제이면서 골세포에 영향이 적은 데플라자코트(Deflazacort)를 사용하여 스테로이드로 인한 뼈의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지만, 완전히 부작용을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골흡수 억제를 목적으로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 등도 사용될 수 있으며, 소변으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이뇨제인 티아자이드, 조골세포를 자극하기 위한 불소제제를 사용하면 골밀도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갑상선호르몬 치료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치료시, 과다한 갑상선호르몬 투여는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갑상선호르몬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피질골(주: 뼈의 단단한 부분을 차지하는 겉 부위)의 밀도가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갑상선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적정량보다 약간만 초과해도 피질골 감소를 일으키므로 가능한 한 최소량을 사용토록 해야 하겠습니다.

헤파린
혈액응고 방지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제인 헤파린도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흔하게 접하는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헤파린이 골흡수에 미치는 영향은 뼈세포에서 특이적으로 콜라게나제(collagenase: 뼈를 구성하는 성분의 하나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라는 효소의 합성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헤파린을 투여한 쥐에서는 뼈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의 합성이 20% 감소되어 골형성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또 동물실험 결과이긴 하지만, 신장에서 비타민 D의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시킨다고 합니다.

항경련제
간질, 경련성질환 등에 사용되는 항경련제가 골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이들 약제는 몸안의 비타민 D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이상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되면 혈액내의 비타민 D가 감소하고 장에서의 칼슘흡수 장애가 발생하여 2차적으로 부갑상선호르몬이 증가하여 골재형성을 촉진시킴으로써 골밀도도 감소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항경련제 중의 하나인 '페니토인'만으로는 혈중 비타민 D수치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위도에 따른 혈중 비타민 D수치 변화는 영국같이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혈중 비타민 D수치가 낮고,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지역에서는 정상수치를 보인다고 합니다. 항경련제 투여로 인한 비타민 D부족이 비록 칼슘대사에 1차적 원인은 아니지만, 비타민 D의 투여로 정상화시킬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적절한 햇볕 쏘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알코올(음주)
알코올은 조골세포(주: 뼈를 만드는 작용을 하는 세포)기능을 저하시키고 뇌하수체호르몬 분비의 장애도 일으켜 성기능저하를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알코올 중독자에게 골다공증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빈도가 높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비타민 D수치의 감소, 칼슘흡수 장애, 성선기능저하증,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조골세포에 영향을 주어 골형성이 저하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위장장애
위장장애로 인한 골질환은 주로 비타민 D와 칼슘 흡수장애 때문입니다. 위를 부분적으로 절제한 수술을 받은 환자의 24%에서 골량 감소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때의 치료는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낮으면 비타민 D와 칼슘을 투여하는데, 위절제 후 흡수장애 정도가 다양하여 각각의 환자마다 투여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혈중 비타민 D의 측정은 적절하게 비타민 D의 흡수가 이루어졌는지를 관찰하는 좋은 지침이 됩니다.

부동 (Immobilization)
장기간 침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체내의 칼슘 손실이 생깁니다. 우주비행사들의 경우, 계속적인 운동에도 불구하고 무중력 상태에서는 고칼슘혈증(주: 혈액속에 칼슘치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상태)으로 인한 칼슘손실이 생기고 골밀도의 감소도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마친 후에 다시 지상에서 운동을 함으로써 골량이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부동으로 인한 골밀도 감소의 예방으로는 매일 운동을 하여 칼슘손실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약물요법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간혹 이뇨제인 티아자이드를 고칼슘뇨증과 신석증 방지를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질환으로 인한 장기간 침대생활을 하는 경우에도 가능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소실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활동적인 생활습관도 활동적으로 바꾸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필요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및 관절질환
관절염이 있는 관절 주변에 골다공증이 나타나는데 이는 관절주변에 뼈세포를 파괴시키는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주 : 면역반응에 관여하여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의 일종)들이 분비되어 골흡수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폐경기 여성에게 척추골절 빈도가 2배 이상 높으며, 이는 스테로이드(주: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치료제의 일종)의 사용 때문인지 아니면 류마티스 질환 자체 때문인지는 쉽게 구분 하기가 어렵지만, 골다공증의 발생률이 높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폐경기 여성 환자의 경우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해 호르몬 대체요법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다발성 골수종
뼈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하나인 다발성 골수종의 암세포에서는 인터루킨1 혹은 6 등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주 : 면역반응에 관여하여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의 일종)을 생산하여 골흡수를 증가시킵니다. 50세 이상의 골다공증 환자에게 빈혈, 단백뇨 및 적혈구 침강속도가 증가된 경우는 다발성 골수종이 의심되므로 혈청 단백질 전기영동이라는 검사를 실시하여 확진을 하게 됩니다.
이상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2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을 기술했으나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자세한 병력청취, 진찰, 생화학적 및 호르몬검사를 근거로 확인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경우 단순한 1차성 골다공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번쯤 다른 원인에 의한 2차성 골다공증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2차성골다공증의 치료는 동반된 질환의 치료와 동시에 위험인자의 제거, 운동, 칼슘공급을 하고 필요에 따라 골흡수 억제제 혹은 골형성 자극제도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