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반 주의사항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1) 여행하는 지역이 고산지대거나 비행기 여행으로 고도가 높아지면 저산소증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과, 2) 여행 중 호흡기 감염증이 생겨 호흡기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상인도 고도가 높아지면 동맥의 산소분압이 떨어지지만, 사람의 몸은 60 mmHg까지는 큰 불편함이 없도록 되어 있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호흡기 질환 환자는 평소 동맥 산소분압이 60 mmHg정도인 일상 생활에서는 약간의 불편감만 있을 정도이나 고도가 높아지면 산소분압이 더 떨어져 의학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소분압이 떨어졌을 때 실제로 저산소증 생기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일부 환자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비행기 안에서 사망하는 제일 흔한 원인이 급작스러운 심장 박동 정지이므로 저산소증이 어느 정도 관여하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적어도 장거리 여행에서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 중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여행 중에도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합니다. 또한 일상 생활에서 호흡기 증상(조금만 빨리 움직여도 숨이 가빠지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있으면 여행 전에 미리 진찰을 받아 호흡기 상태를 평가 받고 대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여행 전에 의사로부터 간단히 병력과 약제의 이름이 적힌 소견서를 받아 두면 통관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약 성분이 포함된 약제들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경우 공항에 근무하는 의사에게 문의합니다. 복용하던 약제가 있으면 여행 전에 충분한 양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비행기 안은 습도가 10%이하로 건조하므로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 특히 천식 환자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천식 환자는 금연석에 앉도록 합니다.

호흡기 감염증
호흡기 감염증이 여행 중 얼마나 더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많은 호흡기 감염증이 공기로 전파되고, 여행 중에는 여러 사람과 만나고, 비행기나 자동차 같은 환기가 잘 안되는 좁은 공간에 있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여행하지 않는 경우보다 호흡기 감염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호흡기로 전파되는 질환을 막기 위해서 여행 동안 마스크를 하고 다닐 수는 없으므로, 감기에 걸린 후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각종 바이러스들은 공기뿐만 아니라 손과 손의 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되므로, 다른 사람과 접촉 후에는 꼭 손을 씻도록 합니다. 독감(인플루엔자)은 국내와 같은 온대 지방에서는 겨울에 흔하지만 열대지방에서는 일년 내내 유행합니다. 따라서 열대 지방을 여름에 여행할 예정이라도 인플루엔자 백신을 여행 2주 전에 접종 받도록 하고, 폐렴구균 백신도 가능하면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산소증 환자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폐색성 폐질환이고, 이는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에게서 흔히 일어납니다. 비행기 여행 중 고도가 높아질 때 저산소증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평소에 1층(12계단 정도)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고 평지에서 50미터 정도를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으면 여행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출발 2주 안에 폐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폐기능 검사에서 심한 이상이 발견되면 비행기를 타기 전에 기관지 확장제 등으로 가능한 폐기능을 좋게 하고 필요에 따라 비행기 여행 중 산소를 흡입하면 저산소증의 위험 없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 여행 전에 측정한 동맥혈의 산소포화도가 90%이하면 3 L/min정도 흡인하고, 90%이상이면 2 L/min이면 됩니다. 98%이상이면 10,000미터 고도에서도 산소포화도가 95%는 유지되므로 산소가 필요없습니다.
술, 과식, 수면제, 탄산음료는 저산소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비행기 내에서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지역이나 항공사에 따라 다르므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이 산소통을 휴대하고 타는 것을 규제하는 곳이 많습니다. 대부분 비행기에서는 비행기에 있는 산소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일부 비행사는 응급 외에는 산소공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 산소를 사용 하려면 48∼72시간 전에 항공사에 신청해야 합니다. 의사가 쓰는 서류를 요구하는 항공사라면 더 빨리 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비용을 미리 지불해야 하고 수속 시간도 더 걸릴 수 있으므로 공항에 미리 나갈 필요도 있고, 떠나는 날 산소 준비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좌석은 흡연실에서 3미터 이상 떨어진 좌석을 요구합니다.
산소를 흡입하는 방법에는 코로 흡입하는 방법과 얼굴 위로 마스크와 같은 기구로 흡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각 방법에 따라 기구가 다른데 마스크로 흡입하는 기구가 흔히 준비되어 있고 코로 흡입하는 기구가 준비된 경우는 적습니다. 마스크로 흡입하면 산소를 많이 흡입할 수는 있으나, 입이 가려지므로 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불편하므로 산소를 오래 흡입할 때에는 코로 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따라서 산소 흡입이 필요한 사람은, 항공사에 연락하여 마스크만 준비되었고 개인이 기구를 갖고 타는 것이 허용된다면, 만일을 위해 코로 흡입하는 기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기를 갈아타면 산소 문제가 번거로우므로 가능하면 같은 비행기로 도착지까지 갈 수 있는 노선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산소 사용에 대한 비용 계산을, 사용 시간 당 하는 것이 아니고, 비행기를 탄 횟수에 따라 하므로 비행기를 갈아 타면 같은 시간을 사용했어도 같은 비행기로 여행한 것에 비해 2배를 내야 합니다.
도착지 고도가 높아 공항에서도 산소 공급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행사에서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므로 자신이 준비해야 합니다. 즉 자신이 사용하던 산소로 비행장에서 사용하다가 비행기를 타면서 보관하고 도착해서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 경도의 저산소증이 있는 환자는 도착지 고도가 1,500미터 이상인 지역은 여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카이로, 멕시코 시티, 베이징, 타이페이, 방콕과 같이 공해가 심한 곳으로는 장기간 해외 근무를 하지 말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을 때는 치료약을 충분히 준비합니다. 도시의 오염이 심할수록 폐질환이나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빈도가 증가하므로, 폐질환이나 심장 질환 환자는 이런 지역으로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기 여행을 할 때
예전에 기흉이 있던 사람은 고도가 높아지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고, 현재 기흉이 있으면 공기가 완전히 흡수된 후 여행해야 합니다. 공기가 흡수되기 전에 여행할 사람은 공기가 나갈 수 있는 관(흉관)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이렇게까지 흉관을 꼽아야 할 경우가 없지만 교통사고로 다친 환자를 비행기로 후송할 때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선천성 폐낭포가 있거나 심한 낭포성 기종과 같이 폐에 공기 주머니가 있는 경우도 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행자 설사
설사가 생기면 탈수에 빠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설사 때 사용하는 퀴놀론 제제는 기관지 확장제인 테오필린의 혈중 농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테오필린 용량을 줄여야 합니다. 올플록사신은 10%정도 혈중 농도를 올리므로 용량을 줄일 필요가 없으나 시프로플록사신을 사용할 때에는 테오필린의 용량을 줄여야 합니다.

천식 환자
천식 환자가 해외 여행을 할 때 문제점과 대책은 아래와 같다.
1) 의료 시설에 접근이 어렵습니다 : 증상이 심해져 치료약이 더 필요하기도 하고, 심지어 약을 잃어버릴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약을 충분히 준비하고, 증상이 심해졌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부신피질호르몬(40 mg을 적어도 1주일분 이상 준비)을 준비하고, 흡입기도 여분으로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2) 여행의 여러 상황들이 천식을 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 비행기 안은 건조하며 온도가 낮고, 추운 지방을 여행할 때라면 찬 공기를 쏘여야 하고, 비포장 도로 여행 시 먼지에 노출되고, 예상치 못하게 동물 털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여행 중에는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든 상황에서 천식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3) 고산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킨 물질이 적으므로 오히려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나, 저온과 건조한 공기로 더 나빠지기도 하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나빠졌을 때에는 흡입기로 통상 사용하던 양의 2배를 흡입합니다. 운동을 하기 전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과 접촉해야 할 상황에도 그 직전에 기관기 확장제를 흡입합니다.